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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경험평가 1등급 병원은 무엇이 다른가
5차 환자경험평가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발표가 끝나기가 무섭게 6차 평가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2등급을 받은 병원은 1등급으로 올라서기 위해, 1등급을 받은 병원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준비에 들어갑니다.
결과가 공개되면 병원들은 서로를 찾아다닙니다. 우리 병원이 했던 것과 하지 않았던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보는 것은 하지 않았던 쪽입니다. 2등급이나 3등급을 받은 입장에서는 1등급 병원이 무엇을 했는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하지만 정작 벤치마킹을 다녀오면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예상을 벗어난 방법은 크게 보이지 않고, 단지 '예산'만 달랐던 것처럼 보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경험 개선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의 방법론이 이미 거의 평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문항 중심의 필수 멘트'를 학습시키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라기보다 캠페인에 가까운 교육입니다. 캠페인 역시 두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직원을 향한 PR과 환자를 향한 PR이 동시에 펼쳐집니다.
방법은 같은데, 결과는 다릅니다.
환자의 속성이 다른 것도 물론 큽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도 존재합니다. 환자경험평가 대비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비슷하지만, 과정에서 다른 점들이 엿보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리더의 관심'입니다.
차이 1 — 리더의 관심

병원장의 관심이 현장의 리더십을 움직입니다. 리더가 이 일에 시간을 쓰는 만큼, 현장 부서장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올라갑니다. 리더가 관심을 갖고 결정을 하게 되면, 조직 전체가 반응합니다. 가끔씩 조직에서 보여주기 식 행사를 하는 것은 리더가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죠.
스타벅스가 7,100개 매장의 문을 닫은 이유
2008년 2월의 어느 화요일 저녁, 스타벅스는 미국 내 7,100개 매장의 문을 동시에 닫았습니다. 세 시간 동안 13만 명이 넘는 직원이 에스프레소 내리는 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이 교육의 이름은 '에스프레소 엑설런스 트레이닝(Espresso Excellence Training)'이었습니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커피의 질이 스타벅스경험의 핵심이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특히 현장의 바리스타들에게 강조하기 위해서 매장 문을 닫고 트레이닝을 하는 조치를 취합니다. 3시간 동안 트레이닝을 한다고 엄청나게 실력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3시간 동안 문을 닫았다는 사실은 리더의 강력한 메세지가 됩니다. 매출을 포기할 만큼 좋은 에스프레소를 제공하는 것이 스타벅스 경험의 핵심이라는 메세지가 전달이 됩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이 4만 3천 명 전원을 앉힌 이유
환자경험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은 학술의료기관으로는 환자경험 최고책임자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4만 3천 명 전 직원을 세 시간짜리 워크숍에 앉혔습니다. 의사도, 간호사도, 이송직원도, 원무과 직원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테이블마다 직군을 일부러 섞어 앉혔습니다. 의료진들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8H 교육과정을 만들기도 합니다. 직접 환자경험을 점검하기 위한 라운딩을 하기도 합니다.
리더가 관심을 갖고 움직이면, 현장의 리더십이 움직입니다. 그러니 리더를 최대한 개입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으로, 영상으로, 포스터에 등장하면서 혹은 현장의 라운딩이나 행사 참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개입을 요청해야 합니다. 물론, 리더십의 관심과 참여 없이도 현장 리더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병원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환자경험평가 대비를 주관하는 부서의 업무량과 부담이 너무 많습니다.
차이 2 — 한 방향의 메시지를 다양한 채널로

IMC란 무엇인가 마케팅에는 IMC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우리말로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입니다. IMC는 광고, PR, 판촉, 이벤트, 디지털처럼 따로 굴러가던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하나의 전략 아래 묶어, 소비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특징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1. 출발점이 회사가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알리고 싶은가가 아니라, 소비자가 무엇을 어디에서 마주치는가에서 시작합니다. 2. 소비자가 브랜드와 만나는 모든 지점을 채널로 봅니다. 매체비를 쓴 광고만 채널이 아닙니다. 3. 모든 채널이 같은 방향의 메시지를 말할 때 효과가 곱해집니다.
그래서 IMC는 흔히 '여러 채널을 쓰는 것'으로 오해됩니다. 하지만 핵심은 반대편에 있습니다. 채널은 여럿이되, 메시지는 하나여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의 IMC 관점의 접근
클리블랜드클리닉이 워크숍 이후에 한 일이 그랬습니다. 하루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여러 통로에 나눠 심었습니다.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만들어 신규 입사자 교육에 넣었습니다. 온라인 학습으로도 만들었습니다. 부서마다 트레이너를 길러 각자의 현장에서 진행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세어야 할 것은 채널의 개수가 아닙니다. 한 명의 직원이 그 메시지를 몇 번, 몇 개의 경로로 마주치는가입니다. 영상으로 만날 수도 있습니다. 부서장의 입을 통해 들을 수도 있습니다. 포스터와 설명지도 통로입니다. 환자경험평가에서는 '교육'마저 점점 캠페인을 위한 채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환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입원할 때, 검사를 받을 때, 안내 문자를 받을 때, 복도의 포스터에서, 대기공간 영상에서, 엘리베이터 안에 비치된 포스터에서, 다양한 채널에서 한 방향의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이 3 — 캠페인 메시지의 변주
1910년 윌리엄 메이요가 남긴 말입니다. 메이요클리닉은 매년 10월이면 헤리티지 데이즈를 엽니다. 그리고 이 문장을 다시 꺼냅니다. 1910년대 의상과 자동차를 동원해 그 시절을 재현한 영상까지 만들었습니다.
문장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문장이 입는 옷을 매년 갈아입혔습니다.
콘텐츠를 전달하는 기본이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방향의 메시지를 다른 무드로 꾸준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익숙한 톤이라면, 오히려 그래서 바꿔야 합니다
병원에는 이미 정보가 넘칩니다. 게시글과 공지사항이 벽마다 붙어 있습니다. 입원 설명을 할 때에도, 퇴원 설명을 할 때에도 전형적인 병원 디자인의 톤이 있습니다. 익숙하게 해온 방식이라면, 오히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같은 '설명'을 이야기하더라도 접근은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계절을 앞세운 포스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프로세스 관점에서 검사나 설명에 쓰이는 시간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관점에서 설명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정체성과 미션 — 환자의 회복을 위해 일한다는 정체성이나 병원의 미션과 비전을 앞세울 수 있습니다. 등장하는 직원을 바꾸고, 디자인의 무드를 바꾸는 작업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최근에 본 포스터 중에서는 MDI Hospital의 포스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직군이 같은 메세지를 들고 있는 포스터를 통해서, 모든 직군이 한 방향의 환자경험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 시리즈로 만들기도 좋고, 직군별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포스터의 기본은 말을 거는 일입니다. 문장의 주어가 '직원'인 포스터가 있고, '환자'인 포스터가 있습니다. 누구에게 말을 거는가에 따라 텍스트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위 포스터는 직원이 말을 거는, 아니 다짐하고 선언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환자경험평가가 매년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경험을 관리하는 부서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메시지의 변화입니다. 동일한 방향의 메시지를 어떻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매년 변주해 전달하려면 외부 팀과 협업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본 팀은 시행착오를 줄여줍니다.
1등급 병원 벤치마킹에서 물어야 할 질문
현재까지 가장 큰 변수는 '리더의 관심'으로 보입니다. 벤치마킹을 가신다면 다음 세 가지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병원장님은 어떤 행사에 참여하셨고, 참여를 어떻게 유도했습니까? 2년 이상 이어온 캠페인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변화해왔습니까? 첫 해에 진행했던 메시지가 두 번째 해에는 어떻게 변주되었습니까?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것을 몇 년째 하고 있는지와 그 자리에 병원장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를 물으면 고민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등급 병원과 2등급 병원의 개선 방법은 다른가요? 방법 자체는 거의 같습니다. 문항 중심의 필수 멘트 교육과 직원·환자 대상 캠페인이라는 틀은 병원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방법이 아니라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며, 리더의 관심, 메시지가 노출되는 채널의 다양성, 캠페인 메시지의 변주 세 가지에서 갈립니다.
Q. 병원장이 환자경험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병원장의 참여 자체가 조직에 보내는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업무를 멈추고 이 일에 시간을 쓴다는 사실이 중요도를 전달합니다. 리더의 관심은 현장 부서장의 관심과 참여도로 이어지며, 리더의 참여가 없으면 환자경험 담당 부서의 업무 부담이 과도하게 커집니다.
Q. 환자경험 캠페인에서 채널은 몇 개나 필요한가요? 채널의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같은 메시지를 몇 번, 몇 개의 경로로 마주치는가입니다. IMC의 핵심은 채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채널이 늘어나도 메시지가 하나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채널을 추가할 때는 "여기에 무엇을 담을까"가 아니라 "여기에도 같은 말을 담고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Q. 같은 캠페인을 2년 이상 이어갈 때 무엇을 바꿔야 하나요? 메시지의 방향은 유지하고 형식을 바꿉니다. 계절, 프로세스, 환자의 관점, 병원의 미션 등 접근 각도를 바꾸고 등장하는 직군과 디자인의 무드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메이요클리닉이 100년 넘게 하나의 문장을 유지하면서 매년 표현 방식을 바꿔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교육·프로젝트 문의
tim@bewise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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